제주도 감귤, 강원도 감자, 병충해에 강한 무와 배추 등 종자를 개발한 한국 농업의 선구자 우장춘 박사를 기리는 ‘우장춘기념재단’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가 개최됐다. 우장춘 박사의 빛나는 학문적 업적과 대한민국 원예산업의 초석을 다진 크나큰 공로를 기리고 우리나라 농산업 경쟁력 제고 및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9일 aT센터에서는 우장춘기념재단 설립을 위해 이병일 발기인 공동대표와 이장무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등 사회 각계각층 1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재)우장춘기념재단 정관을 심의·채택하고, 이병일 재단이사장(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등 임원진을 선출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서는 우장춘 박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일본에서 태어난 우장춘 박사는 동경제국대학 박사학위 논문 ‘배추 속(Brassica 屬)의 게놈분석’으로 다윈의 이론을 넘어선 새로운 종 탄생의 비밀을 밝힌 세계적인 유전학자이자 겹꽃 페튜니아 등 뛰어난 품종 육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육종가다.
우장춘 박사는 해방 후 신생 조국이 어려울 때, ‘아버지의 나라에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1950년 3월 일본에서 고국에 돌아와 1959년 8월 타계할 때까지 채소 종자 생산 체계를 확립하고 종자의 자급을 달성하는 한편 감자 무병종서 생산지 조성과 생산, 감귤 품종선발 및 재배연구 등 씨앗 독립의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 이러한 우장춘 박사의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이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병일 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우장춘 박사 관련 추모회, 기념물 조성 등의 사업이 농촌진흥청과 일부 지자체에서 간헐적으로 추진됐으나 우장춘 박사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사업이 없어 여러 사람이 안타까워했는데 늦었지만 우장춘기념재단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우장춘 박사 업적 바로 알리기, 국립농업박물관 우장춘기념관 만들기, 우장춘상 시상, 젊은 과학자 발굴·육성, 기부자 지정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재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장춘기념재단은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을 모아 기금을 조성하고자 다양한 모금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병일 재단이사장은 기부금 1억 원을 약정했다. 금년 12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비영리재단법인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