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메이드로 식품문화 혁신한다”
“홈 메이드로 식품문화 혁신한다”
  • 김병조
  • 승인 2007.04.03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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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앞서가는 CEO - 서정쿠킹(주) 서정옥 대표이사
오늘날 식품외식업계의 최대 화두는 ‘웰빙’과 ‘세계화’이다.
국민소득 증가와 비례해 증가한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욕구와 그동안의 산업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생겨난 각종 비(非)웰빙적인 먹을거리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을 어떻게 완화시키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우수한 우리의 전통음식을 어떻게 하면 지구촌의 많은 인류에게 전파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업계의 과제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야심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는 사람이 있으니 서정쿠킹(주) 서정옥 대표이사다.
서정옥 사장은 전자에 대한 해법은 ‘홈메이드’로, 후자에 대한 해법은 ‘소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이상’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기에 지금의 그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고나 할까.
그러하기에 서정옥 사장은 식품외식업계에서 ‘우리시대의 앞서가는 CEO로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인간이 섭취하는 음식물은 자연 그대로, 또는 가공된 음식물이라도 친환경적일 때 ‘웰빙’ 다운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자연 친화적인 먹을거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어디 그리 많던가. 곳곳에 공장제품이 범람하고 있고, 그것도 각종 첨가물로 인해 몸에 좋아라고 먹은 것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까봐 걱정해야 하는 정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흔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정옥 사장의 생각은 좀 다르다. 요리 전문가와 엔지니어의 결합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서 사장의 진단이다. 요리 전문가와 엔지니어가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요리 전문가는 홈 메이드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엔지니어는 산업화를 추구하고 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홈 메이드를 추구하는 요리 전문가와 산업화를 추구하는 엔지니어가 조금씩 양보를 해서 접점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식품외식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라는 뜻이다.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렵지만 홈 메이드 방식을 추구하면서 유통문제까지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서정옥 사장의 생각이자 그의 사명인 셈이다. 그의 연구실에 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정옥 사장은 “음식물을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화는 불가피하지만 원재료를 만들 때만큼은 슬로우 푸드를 지향해 홈 메이드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그가 지금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식혜를 냉동이 아닌 냉장 상태로 3개월간 유통이 가능하도록 연구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좋은 사례다. 옛날 어머니가 집에서 만들어 주던 전통 식혜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대량생산으로 산업화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나의 미션은 우리음식의 세계화”

서정옥 사장이 본인 스스로에게 준 또 하나의 사명은 우리음식의 세계화다. 서 사장은 우선 2002년 10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주)두산식품BG/BU의 상품개발과 컨설팅 자문역을 하면서 ‘종가집 김치’의 세계화 추진 과정을 보고 느낀 점을 소개했다.

“두산에서 김치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유통이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김치가 뭔지도 잘 모르고 있는데다가 김치를 자기네 음식과 접목시키는 방법을 모르지 않는가. 김치가 많이 들어간 요리를 만들어 히트 시킨 후에 일반 유통을 해야 하는데 순서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가령 이탈리아에 김치를 전파하려면 ‘김치피자’, ‘김치스파게티’ 등 이탈리아 전통음식에 김치를 접목한 요리를 만들어 식당에서부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리고 그 접목 방법, 즉 김치를 활용한 요리를 우리가 만들어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옥 사장은 우리음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국내에 넘쳐나는 요리 관련 인력들을 전문적인 교육기관에서 고급인력으로 양성해 세계로 진출시키고, 그렇게 해서 해외에 진출한 인력이 다시 국내로 돌아와 현지화를 위한 교육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후진양성을 위한 교육과 소스개발이 꿈”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서 사장의 이같은 생각은 그가 영국의 요리전문교육기관인 ‘Harrow on the hill college’에서 ‘Food Studies License’를 취득한 것이 바탕이 된 듯싶다. 그는 “우리나라의 요리 교육기관은 ‘어떻게 하면 한 접시를 잘 만들어 낼까’를 가르치지만 영국의 경우 재료를 구입하는 시장 보기에서부터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데 이르기까지 풀코스로 교육을 시킨다”며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육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Cooking Study’를 하고 있는 것이고 영국은 ‘Food Study’를 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요리 교육기관은 요리를 만드는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식품 전반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

“우리음식을 세계화 한다는 것은 곧 음식문화를 수출하는 것인데 이는 ‘우리를 알고 적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이 말 한마디로 서 사장은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전문교육기관이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꿈도 전문교육기관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식품을 공부하면서 우리음식이 최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소중한 유산인 우리음식을 세계화 하는데 한 몫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이다. 후진들을 양성해 다음 세대가 우수한 우리음식을 세계에 전파하는데 초석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부터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쉰이 넘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하기도 했다.

우리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그의 또 다른 노력은 바로 소스 개발이다. 이미 그가 홈 메이드 방식으로 개발해 놓은 소스 제품만 해도 100여 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그는 그것만으로 만족을 못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식품이자 소스의 핵심인 간장, 된장, 고추장의 표준화와 이를 산업화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김치의 경우도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할 것이 아니라 김치를 만드는 표준화 된 소스를 개발해 수출하면 김치의 세계화도 가능하다는 것이 서 사장의 생각이다. 성공이나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그의 우리음식에 대한 사랑, 그리고 세계화를 위한 끝없는 도전정신이 아름다워 보인다.

축적된 경험과 노력으로 성공신화 예고하는 준비된 CEO

경영자로서의 서정옥 사장은 어떤 사람인가. 처음부터 사업가가 되겠다고 계획한 사람이 몇 있겠냐마는 그 역시 평범한 주부에서 우연한 기회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알고 보면 준비된 CEO다. 1974년 부산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중학교 가정과 교사로 사회 첫발을 내디딘 그는 1983년부터 1986년까지 남편 직장을 따라 영국에서 살면서 요리전문교육기관인 ‘Harrow on the hill college’에서 ‘Food Studies License’를 취득한 것이 오늘날 그를 식품전문가로 성장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인터컨티넨탈 호텔 이탈리안 식당에서의 근무와 고등학교 가정과 교사 등을 하긴 했지만 그는 결국 1996년 ‘서정 쿠킹 아카데미’라는 명품요리학원을 개원하게 되었고, 1997년부터 시작된 현대백화점과 삼성프라자 등 유명백화점 문화센타에서 요리강사로 활동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9년 서정쿠킹을 설립함과 동시에 삼성프라자 식품관에 홈 메이드 방식으로 만든 편의식품(국류, 찌개류, 전통음료류)과 즉석제조식품(반찬류, 죽류)을 입점하면서부터 그의 사업인생은 시작됐다.

아직은 연간 매출 규모도 미미한 작은 기업이지만 왠지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회사다. 오는 연말 완공 예정인 이천공장이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2010년 100억원의 매출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경영자로서의 그의 철학은 ‘Think Home’과 ‘Think Family’이다. ‘가정에서 먹는 맛을 되돌려 주자’와 ‘모든 직원을 가족 같이 생각하자’는 모토다. ‘Think Home’을 위한 그의 경영방침은 ‘품질경영’ ‘식품철학’ ‘요리예술’이다. 이를 철저하게 홈 메이드(Home Made)로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Think Family’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이 노후생활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여성들이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준비된 사람은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축적된 경험과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으로 성공신화를 예고하고 있는 서정옥 사장이 인터뷰를 마치면서 여성들에게 던지는 충고 아닌 충고의 메시지다.

김병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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