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의 지혜를 배우라
솔개의 지혜를 배우라
  • 김병조
  • 승인 2005.12.01 0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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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솔개는 40년을 살아 몸이 무거워지면 돌에 부리를 쪼아 새 부리가 나게 하고 그 부리로 발톱과 깃털을 뽑아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후 창공을 차고 올라가 30년을 더 산다고 한다.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추진 주체가 되겠다."

신임 정상명 검찰총장이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그는 또 검찰총장 내정자로 공식 발표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되며 반드시 검찰에 변화를 주겠다.” “사람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이 변해야 생각도 바뀐다.”

대표적인 보수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의 변화와 혁신에 대해 던진 화두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이 변하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진다. 그래서 ‘인간은 환경적 동물이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은 좋은 의미로도 쓰이고 나쁜 의미로도 쓰인다. 우선 나쁜 의미로는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신분적 환경이 변함에 따라서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위가 높아지거나 갑자기 재산이 많아진 사람들이 그 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과 거리를 두거나 거들먹대는 꼴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그 반대의 경우, 즉 신분의 변화가 있어도 초지일관 변함없는 사람을 우리는 ‘진득하다’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칭송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인격적으로는 존경을 받을지 모르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경쟁력이 별로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환경이 변했는데도 구성원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그것은 곧 퇴보를 의미한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환경이 변해도 기존의 생각과 행동을 미련스럽게 고집하는 행태다. 그것이 지나치면 ‘수구적’이라고 표현한다. 환경 자체가 변하지 못하도록 억지를 부리는 경우다. ‘보수’나 ‘수구’는 기업의 경우로 보면 ‘레드오션’을 헤매고 있는 꼴이다.

반대로 환경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를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친 경우를 ‘급진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각이나 행동이 앞서나가서 환경 자체를 바꾸어버리겠다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또는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될 때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극한 경우 환경 자체를 바꾸려고 애를 쓴다. 요즘 유행어가 된 ‘블루오션’ 전략이며 변화와 혁신이다.

‘보수-수구’, ‘진보-급진’이라는 단어는 주로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기업집단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최근 위기의 상황에서도 진보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 성공적으로 위기를 타파하고 있는 업체가 있어 소개를 하고자 한다. 맥도날드가 주인공이다. 아시다시피 맥도날드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업체이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광우병과 조류독감, 웰빙 트렌드에 밀려 전 세계적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패배주의에 빠져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서도 맥도날드는 위기탈출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정크푸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건강지향적인 신메뉴를 개발하는가 하면 매장의 분위기도 확 바꿈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기존의 패스트푸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게 만들었다. 그 결과 큰 폭의 매출증대 효과를 이끌어냈다. 맥도날드의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한 발 빠른 적응과 변신 노력은 패스트푸드 업계 전반에 파급돼 롯데리아 등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라 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맥도날드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금 외식업계에는 엄청난 환경적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서 변신(변화와 혁신)을 하지 못하면 결국은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변신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것을 안다면 기존의 낡은 틀 속에 갇힌 고정관념, 즉 생각을 바꿔야 하며, 생각이 바뀌면 곧 바로 이를 행동으로 옮겨 실천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곧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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