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K-푸드를 외국인 유전인자에 각인하기
[오피니언]K-푸드를 외국인 유전인자에 각인하기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4.07.09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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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중독성이란 말이 적절한지는 의문스럽다. 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를 말하며 여기에 음식물도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다. 음식도 한번 그 맛에 빠지면 평생 잊지 못하고 그 맛을 찾게 된다.

그러나 음식과 마약, 혹은 술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음식은 영양을 공급해 우리 생명을 유지하도록 하는 필수 요소이면서 배고픔을 해결하고 만복감의 행복을 준다. 그 행복은 마약과 다르게 환각이 아닌 제정신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또 다른 점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과 마약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즉 음식의 중독성은 몸을 이롭게 하고 인체 활성에 기여하나 마약류는 향정신기능 외에 인체생리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 작용을 한다. 물론 환자에게 통증 제어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나 이는 의사의 철저한 관리 아래 사용한다. 

음식의 중독성은 우리가 이미 인류 역사와 함께 경험한 대상이다.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는 욕구가 생기고 먹는 대상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굶주림이 한계에 이르면 선택의 여지가 없으나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는 선호에 따라 선택하게 된다.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에 나타난 것은 250만 년 전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수렵, 채집의 방법으로 살아온 시기였고 겨우 1만5000년 전부터 스스로 자신의 먹이를 생산해 공급하는 농경시대를 열었다. 이때부터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물론 인간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기후 풍토에 따라 재배, 사육 가능한 동식물 식품원료가 먹이를 결정했다. 즉 온화하고 비가 적절히 내리면서 땅이 비옥한 동남아지역에서는 쌀 등 곡류가 주류를 이루고 이에 따라 밥이 일반식이 됐다. 목초 재배에 적합한 넓은 토지가 있었던 서양이나 아프리카 등은 밀, 옥수수, 목축업이 발전해 옥수수, 육류, 우유를 식품원료로 하는 음식이 주식이 됐다.

이는 자연적인 이치다. 우리나라는 이미 기원전에 쌀, 보리 등이 실생활에 도입돼 식량의 기본이 됐고 밥 문화가 정착됐다. 밥이 주식이 되면서 밥을 먹기 위한 반찬류, 탕류가 지금 우리 식탁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밥심이라는 말을 쓴다. 밥을 먹어야 힘을 쓰고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이나 미국 여행 중 아무리 맛있는 육류 음식을 먹더라도 밥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한 끼를 잘 먹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더욱이 김치나 고추장, 된장, 찌개가 없으면 어찌 식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하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래서 단기간 외국 여행을 할 때도 여행 가방 중요한 곳에 김치와 고추장, 된장을 준비해서 넣어둔다. 

한국인은 이제 세계 곳곳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으며 현지인과 어울려 그 나라 국민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밥, 김치, 고추장 등 장류와는 결코 결별하지 못한다. 현지화된 교포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 밥과 국 그리고 김치와 장류가 식탁에 오르지 않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한민족의 유전인자에 이들 음식을 선호하는 기능이 각인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수만 년 먹어온 음식의 중독성을 어찌 단 몇십 년 사이에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근래 K-푸드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K-팝으로 불리는 문화의 배경이 있으나 한식도 외국인의 입맛을 잡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음식에 대한 중독성은 이제 우리 식품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으며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생활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K-팝 등 음악이나 아이돌 그룹이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으나 이들의 유행 기간을 생각하면 언제 그 인기가 시들지는 가늠하기 어렵고 성하면 쇠하는 자연의 섭리는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날 그렇게 인기가 좋았던 유행가가 지금은 옛 추억으로 남았고 흘러간 옛 노래로 기억할 뿐이다. 그러나 수천 년간 이어온 우리의 밥과 김치, 장류는 어떤가? 물론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그 근본은 전면 변하지 않고 지금도 필수식품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금 우리 식품은 세계인에게 알려지고 그들의 식탁에 당당히 오르고 있다. 이 시점에 세계인의 유전인자에 K-푸드를 각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전략으로,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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