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일본 지바(千葉)현 지바시의 국제전시장인 마쿠하리(幕張) 멧세에서 열린 음식박람회 '푸덱스 재팬(FOODEX JAPAN)' 한국 코너에는 CJ제일제당, 빙그레, 농심, 오뚜기, 풀무원, 삼양식품, 대상, 화이트진로 등 국내 굴지의 업체들이 빠짐없이 개별 부스를 차려놓았다. 이중 풀무원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했고, 빙그레는 올해 처음 부스를 열었다.
빙그레가 일본에서 열리는 음식박람회에 참가한 이유는 아이스크림을 팔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에서 700원에 파는 '메로나'라는 상품 4종류를 들고 왔다.
빙그레는 그동안 동남아시아 국가와 미국,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등 전세계 22개국에 아이스크림을 수출하면서도 일본은 문을 두드린 적이 없었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자국 제품을 선호하고 외국 제품을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
이 때문에 일본에서 파는 외국산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뿐이었다. 빙그레도 처음에는 "일본의 아이스크림 시장이 얼마나 폐쇄적인데 한국산 제품을 먹을 리가 있겠느냐"고 반신반의했지만, 일본 바이어의 적극적인 권유에 힘입어 올해 1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시험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3∼4월에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푸덱스 재팬에 참석한 신상훈 빙그레 해외사업부 해외영업팀 차장은 "일본인들이 일본 아이스크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쫄깃쫄깃한 맛을 우리 제품에서 찾는 것 같다"며 "가격도 동종 일본 제품과 마찬가지로 100∼110엔(1300∼1500원)에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풀무원도 올해부터 일본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 안중원 부사장은 "이전에는 두부, 콩나물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다 보니 수출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최근 유통기한을 6개월로 늘린 가공식품을 만들어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야쿠르트사를 모기업으로 하는 한국 야쿠르트도 최근 일본 수출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2009년에 비해 지난해 일본 수출액이 8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유통업체들이 한국 식품 대기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일본 유명 유통업체인 '이온(AEON)'은 이번 행사에 앞서 국내 기업 중 풀무원과 오뚜기, 상원, 하림, CJ제일제당을 골라 정식 상담을 요구했다. 이들 기업과 본격적으로 관계를 맺고 제품을 들여오길 원하는 것이다. 이를 중개한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도쿄 aT센터의 김형표 과장은 "한류 붐이 장기화하자 일본 유통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과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부터 한국산 김치를 일본에 수입한 일본 기업 산키(三輝)의 나카무라 게이고(中村圭吾) 품질관리과장은 "일본인들이 한국 음식을 보는 시선이 김치 붐을 계기로 크게 바뀌었고, 여기에 최근 한국 연예인의 인기 급등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며 "한국 식품은 앞으로 일본에서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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