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유통, 데이터 관리로 경쟁력 갖춰야
식자재 유통, 데이터 관리로 경쟁력 갖춰야
  • 이지혜 기자 wisdom@, 김종훈 기자
  • 승인 2023.05.0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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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유통 플랫폼

식자재 공급은 식당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장부에 수기로 기록한 식자재 관리나 급할 때 전화나 메시지로 식재료 주문을 해 온 외식업 경영주들이 점차 스마트폰의 앱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식자재 수·발주는 물론 식자재 명세서를 분석해 리포트 형태로 분석해주는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는 요즘, 디지털 혁신 중인 식자재 유통사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취재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식자재 대량 구매로 단가를 낮춰 결국 외식업 경영 효율을 이끌어 준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현재 외식업 경영주들이 사용하는 주요 식자재 유통 플랫폼을 살펴봤다.

 

식자재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유통 혁명 ‘마켓보로’

식자재 유통 플랫폼 마켓보로가 식자재 B2B시장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겠다고 팔을 걷어 부쳤다. 

마켓보로가 온라인 식자재 도매시장 구축에 나섰다. 식당과 도매업체의 책상마다 한켠에 놓여져 있던 장부의 식자재 수주, 발주 거래 과정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 공급자와 외식업 경영주 등 구매자에게 최적화된 유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1차 목표다. 

지금까지 대부분 식당에서는 식자재 공급이 주먹구구 형태였다. 이를테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매번 도매업체에 식자재를 주문하고 배송 과정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하지만 모바일 수·발주 프로그램으로 언제 어디서든 식자재 주문 및 배송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켓보로의 식자재 유통관리 솔루션 ‘마켓봄’은 모바일 수·발주 관리 프로그램(SaaS)으로 식자재를 긍급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나 유통사, 외식업 경영주가 그 타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식당 경영주는 식자재를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고 공급사는 주문용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통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점주, 외식업 경영주들만 5만7000여 곳의 거래처에서 마켓봄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점주, 외식업 경영주들만 5만7000여 곳의 거래처에서 마켓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실장

 

1년간 가락시장서 고객사 유치 

“거래처 정도야 다 내 머릿속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주문에서 누락이 발생하거나 당장 아침에 손질해야 하는 식재료가 배송 착오로 도착을 안해 전전긍긍하며 근처 마트에 가서 사오는 등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오류가 생긴다”는 한 외식업 경영주의 말처럼 식자재 주문과 관리는 오랫 동안 ‘감’에 의존해 왔다. 

마켓보로 박지환 CGO는 실제 식재료 유통사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의 사례를 들려줬다. “네명의 직원이 하루 5시간씩 사무실에서 전화로 식자재 주문만 받고 있었다. 수백군데의 식당과 거래처로부터 수·발주 업무만 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을 마켓봄이라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하나로 업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가 편리해지는 것은 물론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다. 두번째로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미수금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발주하는 순간 결제 시스템이 연동되고 신용카드나 계좌이체로 선결제를 먼저 할 수 있도록 결제 도구를 제공한다. 외상 기능도 있다. 외상 금액 한도액도 고객사별로 설정이 가능하게 했다. 

외식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은 수·발주 현황이나 손익계산 등의 데이터가 쌓여 여러가지 리스크 관리들이 대시보드의 한 화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파편화된 정보를 한데 모아 한 화면 안에서 확인이 가능하니 이는 결국 고객사들의 매출 성장이나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마켓보로의 설명이다. 

이 같은 식자재 도매업체를 고객사로 유치하기까지 초창기 마켓보로의 시장 안착은 고전을 거듭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외식업 경영주는 물론 대부분의 식자재 도매업체에서 장부에 수기로 작성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박지환 CGO는 “초창기 마켓보로 영업팀이 굉장히 고생을 했다. 당시 임사성 대표와 영업팀 7명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아예 사무실을 마련해 1년간 도매업체 사장들을 일일이 만나 직접 설명하며 영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들에게 프로그램 쓰는 법을 하나하나 알려주면서 점차 자리를 잡은 것은 2021년, 연령대도 높고 프로그램 사용이 서툴 수 밖에 없는데도 한번 익히고 나니 편리함에 반해 주변에도 적극 추천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굉장히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고도화로 수익 창출 기여

마켓보로의 초반 성장은 더뎠으나 2020년 4분기부터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구축했고 전국적인 영업망 구축도 이어나갔다. 온·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기반으로 언제든지 대면과 비대면으로 상담을 비롯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그간 수기로 작업한 업무 방식을 디지털화했을 때 업무의 흐름도 바뀔 수 있어 이러한 점들을 꼼꼼히 설계해주고 개선 시키는 것도 옆에서 도왔다. 

마켓보로는 데이터로 식자재 유통을 혁신한다는 비전을 갖고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유통사, 프랜차이즈 본사, 물류사, 도매사 같은 고객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매출을 확장하고 수익 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고도화로 식자재 도매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마켓보로는 직원 1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IT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데이터 개발과 고도화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스포카 최재승(왼쪽), 손성훈 공동대표.사진=이경섭 실장
스포카 최재승(왼쪽), 손성훈 공동대표.사진=이경섭 실장

스마트폰으로 식자재 주문․결제 ‘스포카’

 

식자재 주문은 외식업 경영주와 거래처를 관리하는 유통사에 번거롭고 복잡한 업무 중 하나다. 외식업 경영주는 영업시간이 종료된 후 매번 식자재 발주량과 품목 그리고 비용 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유통사도 마찬가지다. 주문 취합, 전사적자원관리(ERP) 작성, 고객응대, 수금 등으로 번거로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에 스포카는 식자재 주문 관리 플랫폼인 키친보드를 론칭해 외식업 경영주는 물론 유통사까지 스마트폰 터치 한번으로 효율적인 업무를 가능케 했다.

고객 요청으로 만든 키친보드

소상공인 멤버십 서비스인 도도포인트로 외식업 경영주에게 많은 호평을 받은 스포카가 이번에는 식자재 주문 관리 플랫폼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들이 꾸준하게 매출이 상승하던 도도포인트를 뒤로하고 식자재 주문 관리로 사업을 옮긴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주 고객이었던 카페 및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받은 피드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소상공인들은 식자재를 주문할 때 비효율적이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업무 처리로 고생이 많았다. 식당 운영이 끝난 후에도 늦은 시간까지 남은 식자재량을 확인해야 했고, 재고가 얼마 안남은 품목에 대한 자료를 수기로 기록했다가 평소 거래하고 있는 유통사에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발주했다. 

현재 스포카의 키친보드 누적 사용자는 17만 명이다. 월 주문 건수(2022년 기준)는 약 1만 건으로 식자재 주문 관리 앱 영역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실장
현재 스포카의 키친보드 누적 사용자는 17만 명이다. 월 주문 건수(2022년 기준)는 약 1만 건으로 식자재 주문 관리 앱 영역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실장

손성훈 스포카 공동대표는 “외식업을 운영하는 경영주만큼 바쁜 사람은 없다. 식자재 관리가 식당 운영에서 중요한 업무로 모두 인지하고는 있지만 고객응대, 조리, 테이블 관리, 갑자기 그만 둔 아르바이트 업무 등을 하고 나면 식자재 관리 업무에 힘을 쏟을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재승 스포카 공동대표는 “식당에서 식자재 영역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관리되기에 혁신이 필요해 보였다. 당시 도도포인트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2020년 키친보드를 시범 운영하며 보인 성장 속도는 도도포인트를 능가했다. 2가지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는 키친보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고 깊은 고민 끝에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과 도도포인트 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키친보드의 누적 사용자는 17만 명이다. 월 주문 건수(2022년 기준)는 약 1만 건으로 식자재 주문 관리 앱 영역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론칭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2022년 기준 회사 목표치를 15% 초과 달성한 것. 최재승 공동대표에 의하면 3000개 매장에 도도포인트를 설치하는데 3~4년 소요됐다면 키친보드는 3000개 매장 가입이 3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아날로그 업무를 앱으로 쉽고 간결하게

키친보드는 식자재 유통사와 식당 간 수작업으로만 진행되던 식자재 발주를 몇번의 터치만으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식자재 주문 관리 서비스다. 아날로그적이었던 기존 발주 방식을 앱 기반으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키친보드는 외식업 경영주에게 통합된 주문 채널을 형성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맞춤형 품목 리스트를 제공한다. 외식업 경영주는 품목 리스트를 확인하고 수량만 체크해서 주문하기를 누르면 별도의 전화와 채팅을 하지 않더라도 누락되는 수량 없이 접수 후 배달된다. 더불어 주문과 동시에 주문 내역을 키친보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키친보드 주문톡을 통해 세부적인 요청사항도 유통사에 전달할 수 있다. 

키친보드를 사용하는 외식업 경영주들에 따르면 이전에는 전화로 발주했는데 담당자 통화 가능 시간이 맞지 않으면 주문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다반사였기에 불편했다. 하지만 키친보드를 활용하면 평소 주문하는 품목들의 수량만 간단히 선택하면 되니 발주 시간도 구애받지 않고 품목과 수량이 빠짐없이 잘 배송됐다며 키친보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키친보드는 외식업 경영주에게만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식자재를 공급하는 유통사의 니즈도 충족시키고 있다. 유통사는 전화 및 메시지 형태로 주문받다 보니 일일이 꼼꼼하게 품목을 확인해야 했다. 또 특정 매장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직원에게만 업무의 쏠림현상이 발생했다. 품목의 내용과 규격, 수량 등을 일일이 기록해야 했기에 효율적이지 못한 업무 시스템이었다. 특히 ERP와 결재 수금을 정리하는데 최소 하루에서 이틀 동안 이 업무에 매진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키친보드는 품목 접수부터 취합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유통사의 애로사항을 줄여주고 있다. 키친보드를 통해 입력된 주문을 받게 되면 별도로 취합할 필요 없이 일자별 주문명세가 정리된 엑셀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ERP에 기입하는 과정도 간소화됐다. 품목 해석을 위해 특정 직원한테만 기울던 업무도 정확히 구분된 품목을 통해 직원 간의 업무 분배가 가능하다. 

최재승 공동대표는 “유통사가 겪고 있는 어려운 업무 중 하나가 결제대금 관리이다. 지금까지 유통사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거래처 매장과의 결제대금 정산, 납부 요청, 금액 확인 등을 진행해야 했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결제대금 관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사를 위해 주문한 매장의 결제대금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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