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불확실성의 시대, ‘나다움’이 곧 경쟁력이다”
“초불확실성의 시대, ‘나다움’이 곧 경쟁력이다”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4.02.05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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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김성화 기자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와 김성화 기자는 외식업계에 놓치지 말아야 할 키워드를 제시하는 외식 트렌드 단행본 '2024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를 올해로 8년째 함께 펴내고 있다.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와 김성화 기자는 외식업계에 놓치지 말아야 할 키워드를 제시하는 외식 트렌드 단행본 '2024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를 올해로 8년째 함께 펴내고 있다.

“트렌드가 없는 것이 곧 트렌드다.”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은 외식업계에 놓치지 말아야 할 키워드를 제시하는 외식 트렌드 단행본 <2024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가 발간됐다. 올해로 8년째 함께 책을 펴내고 있는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와 김성화 기자를 만나 2024년 주목해야 할 외식 트렌드와 다이어리알의 식문화 콘텐츠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사진=이경섭 실장

▲현재 운영 중인 ㈜다이어리알과 레스토랑 시스트로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이윤화 대표
: 다이어리알은 지난 2000년부터 운영해온 식문화 콘텐츠 기업이다. 사업 초기에는 인터넷 맛집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2005년부터 오프라인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국의 맛집 레스토랑 정보를 담은 레스토랑 가이드북을 펴내면서 다이어리알이라는 상호도 지었다. 당시 공모를 통해 다이어리알이라는 상호를 채택했는데 다이어리는 일기, 알은 레스토랑 첫 글자 R을 의미한다. ‘매일매일 쓰는 맛집 일기’라는 뜻이다. 다이어리알은 지난 2017년부터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단행본을 발간하고 있으며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식문화 사업 등 다양한 식문화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트로는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양식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우리 회사가 외식 콘텐츠를 기반으로 식당 컨설팅이나 기획을 하다 보니 실제로 내 식당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오픈한 지 7년이 됐는데 그 중 약 3년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또 직접 고객을 마주하고 서비스해보니 외식업이 내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크게 느꼈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특별한 날 모임을 하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등 일부러 시스트로를 찾아주실 때면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그런 점들 때문에 시스트로를 계속 운영하는 것 같다. 

▲지난 2017년부터 8년째 외식 트렌드 단행본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를 펴내고 있다. 책을 펴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윤화 대표: 지난 2005년부터 매년 레스토랑 가이드북을 발간하다 보니 주변에서 외식 트렌드에 관해 묻는 일이 잦아졌고 외식 트렌드를 주제로 강의도 하면서 책으로 정리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레스토랑 가이드북과 외식 트렌드 책을 따로 발간하다가 2017년부터는 한 권의 책에 함께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책이 탄생했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는 다이어리알의 정체성이자 근간이다. 책에는 핵심 키워드로 정리한 그해의 외식 트렌드는 물론 전국 맛집 레스토랑 정보, 서울 골목 상권과 맛 지도가 함께 담겨있다. 올해 ‘2024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에는 초불확실성의 시대, 격변하는 환경과 일상에서 달라진 외식 트렌드를 10개의 키워드로 공개했다. 또한 다이어리알의 시각으로 엄선한 서울 맛집 700곳과 전국 맛집 1500곳, 총 2200개의 알짜배기 맛집 리스트를 수록했다. 

▲<2024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를 통해 초불확실성의 시대, 프레임식당, 로컬 하입 등 10개의 키워드를 공개했다. 이 중 올해 가장 핵심이 될 하나의 트렌드 키워드를 꼽는다면.
이윤화 대표: 올해 주목할 만한 새로운 외식 트렌드 키워드로는 ‘프레임식당’, ‘로컬 하입’, ‘사사롭고 뾰족한 내 식당’을 꼽고 싶다. 프레임식당은 최근 유행 중인 ‘인생 네컷’ 사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처음 인생 네컷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저게 유행을 할까?’ 싶었는데 어느새 MZ세대 사이에서는 약속이나 모임 시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인생 네컷은 사람들의 추억을 한 컷의 사진에 담아 훗날 기억하게끔 만드는데 이러한 문화가 외식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소비자들은 기억에 남을 인생 한 컷을 위해 ‘프레임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다.

로컬 하입은 젊은 층의 로컬 소비 행태를 담은 키워드다. 로컬은 외식업계에서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식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시기에 작은 움직임들은 로컬에서부터 시작됐다. 소비자들은 로컬을 직접 찾아가거나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 로컬을 담은 식당에 대한 니즈를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로컬 상품과 식당은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최근에는 로컬에 프리미엄이나 특별함을 더해 마치 원석을 발견한 듯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사롭고 뾰족한 내 식당은 곧 ‘나다움이 경쟁력이 된다’는 의미를 지닌 키워드다. 내 식당만이 가진 개성으로 새로운 상품을 구현하는 것이 더욱 보편화하는 추세다. 간편식 시장의 성장으로 외식 IP가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갖게 됐고 인플루언서가 기획에 참여해 탄생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개성 넘치는 상품들과 ‘나다움’을 무기로 하는 식당들이 주목받는 시대다. 

김성화 기자: 이번 책의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는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핵심 키워드로 꼽고 싶다. 사실 조금 어두운 얘기여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역시나 두드러지는 키워드인 것 같다. 요즘 식품·외식·유통업계는 전부 가격 이슈만 거론되는 모습이다.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맞춰 현재는 ‘극가성비’가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양극화 소비가 트렌드였다면 초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아예 가성비 쪽으로 소비가 기울지 않을까 싶다. 가성비에 더해 효율성과 편의성, 접근성 등을 강화시키는 게 외식소비 추세에 반영될 것 같다.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은 식품·외식업계가 급변하는 소비 환경과 외식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고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첫 번째는 내 식당의 메뉴 점검이 필요하다. 잘 나가는 메뉴와 그렇지 않은 메뉴를 살펴보고 식재료비가 많이 오른 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잘 나가지 않는 메뉴는 과감히 빼거나 새로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식재료비가 많이 오른 메뉴의 경우 원가 절감이 가능한 대체 식재료 사용을 고려해 보는 것이다. 특히 로컬 식재료를 발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고객의 니즈에 맞춘 매장 변화다. 고객의 니즈를 기반으로 리모델링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매장만의 콘셉트나 인테리어에 변화를 준다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김성화 기자: 초불확실성이라는 것은 결국 어떤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예로 들면 당시 발 빠르게 미리 대처한 식당들과 아닌 식당들은 운영 측면에서 확연히 다른 결과를 보였다. 그만큼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에 맞는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식당을 운영 중이더라도 언제든 온라인 판매나 밀키트 제작 등을 할 수 있게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품뿐만 아니라 인력 문제나 서비스 방식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마련해 미리 시뮬레이션해보고 대비한다면 추후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경쟁력을 갖고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리알은 식문화콘텐츠 개발과 트렌드 분석뿐만 아니라 식당 경영 컨설팅이나 식문화 마케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들과 성과가 궁금하다.
이윤화 대표: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의 용역사업을 맡아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주로 소비자들이 기존에 잘 알지 못했던 식재료를 최신 외식 트렌드에 맞게 발굴하고 새로운 메뉴로 만들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사업이다.

한 예로 최근에는 ‘천마’라는 식재료를 갖고 사업을 진행했다. 대다수분들이 천마와 마가 같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다른 식재료다. 천마는 조선시대 동의보감에도 나올 만큼 역사가 굉장히 오래됐고 혈액 순환이나 면역력 향상 등 약용의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천마를 전라북도에서 광범위하게 재배해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 회사가 함께 참여하게 됐다. 현재 4년째 천마를 활용한 식문화 콘텐츠 개발을 맡아오고 있다. 1년 차에는 천마를 활용한 한식 상차림을 개발했고 2년 차에는 카페 메뉴, 3년 차에는 기능성 건강 메뉴를 개발했다. 현재까지 전라북도 무주의 천마 맛집 식당 8곳을 만들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이 천마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성화 기자: 전남 여수 돌산 지역의 갓을 활용한 식문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여수의 카페와 식당 8곳에서 다양한 돌산 갓 메뉴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지원했다. 로컬 식재료의 경우 ‘어느 지역의 어떤 식재료’인지 구체화할수록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실제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 식당들은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담양군에서 기순도 전통식품명인과의 협업을 통해 ‘기순도 발효학교’를 개교하고 1기 커리큘럼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기순도 명인과 발효학교를 열게 된 배경과 발효학교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흔히 발효 음식이라고 하면 ‘올드하다’는 인식과 함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발효가 외식 트렌드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른 사업차 우연히 기순도 명인을 만나게 됐다. 기순도 전통장은 이미 상품력을 인정받아 국내 셰프들과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고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순도 명인은 발효 교육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굉장히 컸고 우리 회사는 교육 기획 경험과 노하우가 있었기에 함께 발효 교육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 2022년 MOU를 맺고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 담양에서 기순도 발효학교 1기를 개교했다. 1기 교육생은 인터뷰를 통해 미쉐린 레스토랑 셰프들과 외식기업 대표 등 총 10명을 선발했으며 8주간 매주 2강씩 총 16강의 교육 커리큘럼을 이수했다. 수강생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프로들인데 왜 발효 음식에 그렇게까지 열광하면서 배우고자 하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모두 한식을 하는 데 있어 기본 발효 장을 모르고서는 응용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특히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옛날 전통 방식 그대로의 발효와 장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순도 발효학교를 통해 종가의 맛과 내림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은 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전통식품명인과의 협업을 통한 교육이 이처럼 많은 외식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 

▲대표님의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하다. 
그동안 우리 회사는 외식 콘텐츠를 베이스로 다양한 데이터를 쌓는 데 집중해 왔다. 이제는 데이터도 어느 정도 축적됐고 활용하는 노하우도 생겼으니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날 생각이다. 특히 생산자, 즉 농업과 외식을 접목하고 나아가 최종 소비자들의 건강까지 기여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다. 건강한 연결고리에 중점을 두고 식문화 프로젝트를 펼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자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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