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값에 대해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선두업체인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일부터 커피 및 티, 핫 초콜릿 등 총 15종의 제품에 한해 각 300원씩 인상해 톨 사이즈(355㎖) 기준 카페 아메리카노가 3600원, 카페라떼가 4100원, ‘카라멜마끼아또’가 5100원으로 인상됐다. 이제는 웬만한 식사 값을 웃도는 수준이다.
가격 인상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스타벅스가 신세계와 양대주주 체제로 운용됨에 따라 가격인상은 스타벅스가 임의로 결정한 사항이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스타벅스가 언론매체 등에 공지를 통해 가격인상을 미리 알리지 않은 ‘기습 인상’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평소 신제품을 출시할 때나 홍보 및 사회공헌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온 것과 비교하면 딴판’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 관계자는 “타 커피업체의 가격 인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어 전격 인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가격 인상 하루 뒤인 2일부터 홈페이지와 매장을 통해 가격 인상을 알리는 등 뒤늦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원두값과 원재료, 임대료, 인건비 등이 20% 가량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해왔다”며 “이번에 단행한 6.2%의 가격 인상폭은 각종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반영한 조치”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가격 인상 후에도 다른 업체들에 비하면 10% 이상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스타벅스보다 가격이 높은 업체는 커피빈 뿐 나머지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커피, 탐앤탐스를 비롯한 타업체들은 스타벅스보다 저렴하다.
커피빈과 스타벅스의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가격을 비교한 결과 355㎖를 기준으로 커피빈이 4천원, 4500원, 스타벅스는 3600원과 4100원으로, 커피빈이 400원씩 더 비쌌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커피, 탐앤탐스 등 주요 커피브랜드의 커피 가격을 100㎖로 환산해보면 카페 아메리카노의 경우 스타벅스가 1040원, 할리스커피 868.3원, 엔제리너스커피 970원, 탐앤탐스 895.4원으로 스타벅스가 커피빈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소비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거짓변명에 급급한 스타벅스의 이러한 모습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지난 5일부터 음료 하나를 사면 똑같은 제품을 하나 더 받을 수 있는 ‘1+1’ 쿠폰을 발행했으나 사용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다시 빈축을 샀다.
스타벅스는 홈페이지에서 로그인한 뒤 매장을 선택해 수신자에게 메일을 보내면 전송이 되는 쿠폰이 블로그나 카페 등지에 떠돌자 5일 오후 5시경부터 갑작스럽게 쿠폰에 시리얼 넘버를 넣고 지정한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
따라서 오후 5시 이전에 메일을 통해 쿠폰을 받거나 메신저나 블로그를 통해서 쿠폰을 주고받은 사람들은 매장에 쿠폰을 들고 갔다가 영문도 모른 채 거절을 당해야 했다.
‘브랜드 파워’만 믿고 하는 스타벅스의 '베짱장사‘가 한파 속에 꽁꽁 얼은 손을 따뜻하게 녹여줄 커피 한잔마저도 용납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낀다.
길보민 기자 g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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