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야심찬 할인행사 꼼수인가 실수인가
홈플러스의 야심찬 할인행사 꼼수인가 실수인가
  • 육주희
  • 승인 2012.03.12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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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홈플러스가 고공행진 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최대의 할인행사를 벌였지만 조기 물량 부족과 대응 미흡 등으로 연이어 곤혹을 치렀다.

일각에서는 설 된 밥부터 내놓았다는 지적에서부터 고객을 끌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일었다. 그런 연유에는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생활경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대형 마트들이 일제히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이벤트들을 벌이고 있는 배경이 자리한다.

이 같은 공룡 할인은 동네 상권을 위협하고 동반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문제가 됐지만,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보다 싼 가격에 많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마케팅전략을 두고 무조건 싸잡아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제상으로는 위축된 소비심리를 완화해 내수경기를 촉진시키고 소비자들에게는 상품을 선택할 기회와 폭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분명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목적대로 가지 않고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 된다는 점이다.

이번에 홈플러스는 3월 1일부터 4월 4일까지 5주간 1천개의 주요 상품 가격을 최대 50% 이상 할인 판매한다는 광고를 공격적으로 냈다.

‘사상 최대 최저가 물량기획전’이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전국 126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동시에 실시한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곁들였다. 그러나 행사기간의 절반도 지나지 않아 소비자들의 항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생필품을 파격 할인한다는 소리에 일부러 홈플러스를 찾았지만 광고한 다수의 제품들이 조기 매진돼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리거나 다른 물건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벌이면서도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전체 할인 품목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말로 대응했다. 이는 타 대형마트가 생활필수품 가격을 동결하면서 해당 품목과 준비된 물량을 정확히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정작 할인판매에 맞춰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경쟁업체에 대항하기 위해 서둘러 할인 행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매출을 올리는 것이 할인행사의 주요한 목적이지만 가격 동결이나 할인은 소비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게 준비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어디에서건 준비 안 된 공략이나 행동은 상대방의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더 큰 어려움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소 무리수를 둔 감이 없지 않은 홈플러스의 할인행사가 앞으로는 더욱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극적인 현장 대처로 마트할인의 바람직한 롤모델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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