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이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데는 제너시스나 놀부 등 대표적인 선두 업체들의 공로가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제너시스의 경우 창업 10년 만에 연간 매출 5천억원이 넘고 가맹점 수도 주력 브랜드인 BBQ의 1850개를 비롯해 모두 3000여개에 이르고 있다. 놀부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한식을 주력 메뉴로 거뜬히 국내 외식업계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해외에 국내 외식업계로서는 최초로 로열티를 받고 브랜드를 파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수출의 개가까지 올렸다.
이들 몇몇 성공한 업체들 덕분에 근래에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외식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사실 그동안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도를 걷고 있는 리딩 업체들의 더욱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도 제대로 뿌리를 내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들을 정리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경영 방식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공생관계에 있는 가맹점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프랜차이즈 기본 원리에 충실해지고 있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업체들의 이런 인식의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창업 단계에서의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맹비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가맹비를 받지 않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턱없이 높은 가맹비에 인테리어 비용 등 가맹점주들로부터 ‘탈취’ 수준의 ‘부당 이익’을 챙겨 온 업체들이 부지기수였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장기불황으로 창업시장이 얼어붙어 가맹점 개설이 쉽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하여간 바람직한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또 하나의 눈에 띄는 변화는 다양한 업종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생계형 외식점포라 할 수 있는 ‘중국집’까지 이제는 프랜차이즈화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쯤에는 우리농산물만을 원료로 사용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도 생겨날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는 한마디로 국내 외식산업이 이제는 기업형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업계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생적인 변화와 더불어 정부도 올 하반기에 ‘(가칭)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법을 통해 가맹사업 진흥 계획을 수립하고, 우수 가맹사업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프랜차이즈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프랜차이즈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은 1만개 가맹점 창업시 3만4천명의 고용창출을 일으키는 등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필자는 국내 외식산업이 소규모의 영세성을 탈피하고 기업형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정부의 프랜차이즈 육성 의지를 매우 시의 적절한 조치로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아직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진흥만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옥석을 가려서 부도덕한 업체들은 설 땅이 없도록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기대하면서 수입재개가 이뤄지기도 전에 벌써 저가 쇠고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중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시점부터 저가 삼겹살 프랜차이즈를 해오던 업체들도 있다. 시류에 따라 ‘떳다방’ 식으로 가맹점주들을 현혹하는 업체들을 퇴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 그것이 진정 외식 프랜차이즈 전반을 진화시키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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