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킨값을 놓고 예의 ‘생닭값 1천 원대 치킨값은 2만 원 육박’ 식의 언론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똑같은 주장의 치킨값 논쟁이 불더니 반년 만에 익숙한 풍경이 되풀이하고 있다.
대체로 언론의 주장은 ‘공급과잉으로 산지 생닭값은 1천 원 초반대로 하락했는데 치킨값은 오히려 올라 2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장 뒤에는 치킨 업체가 원재료 값 하락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고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숨어있다. 일견 그럴 듯해 보이고 상당히 자극적이어서 소비자의 분노까지 이끌어낼만하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상황을 아주 단순화해 표면만 살핀 것이다.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육계 계열화 회사에서 닭을 공급받는다. 계열 회사는 산지 닭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내려간 가격에 공급하지 않는다.
치킨 업체 입장에서는 애초 가격을 내릴 조건이 안 된다. 여기에 물류 유통비, 기름과 파우더 소스 등 식재, 매장 임대료, 인건비, 광고 마케팅비 등이 포함된다.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식재와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있다.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도 치킨 업계 성토에 가세하고 있다. 치킨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소비가 늘어 매출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 등을 광고 모델로 사용하면서 과도한 마케팅비를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광고 비용만 줄여도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선 가맹점을 방문해 점주의 목소리를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점주 대부분은 더 많은 광고와 인지도 있는 모델을 원한다. 실제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맛있고 건강한 치킨을 싸게 먹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치킨 업체도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표면만 보고 과도한 공격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일부 주류언론의 자극적인 보도행태는 참으로 무책임하다. 산지 닭가격과 치킨 가격을 단순 대비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행태에 땀 흘리며 열심히 일을 하는 점주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알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