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주·청년 위한 응원가, 베토벤 ‘합창교향곡’
외식업주·청년 위한 응원가, 베토벤 ‘합창교향곡’
  •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 승인 2021.06.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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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교수

본지(식외경 신문)의 칼럼난 신설과 함께 객원 집필자로 위촉돼(식외경 제248호 2002. 1. 21) 지금까지 게재된 필자의 글은 얼추 200편이 넘는다. 그중에는 식품 외식 관련 주제 외에 음악 글 30여 편과 일반문화 칼럼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식품 외식분야가 아니고 결이 다른 글의 집필을 이해와 공감으로 수용한 발행인과 편집진께 감사드리며 이번 호의 글을 쓴다.

이번 주제 역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자영 외식업주들과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의 극복에 힘이 될 음악 이야기다. 암울한 현실일지언정 그만 망연자실(茫然自失), ‘이 풍진(風塵) 세상을 만났으니 너희 희망이 무엇이뇨.’(1920년대 ‘희망가’)를 읊으며 속절없이 무너지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D단조, Op.125. ‘합창’은 <합창 교향곡>이라 불리며 가장 위대한 음악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작곡 내력을 아는 이는 매우 드물다. 그 스토리에는 두 개의 축이 있다.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진 성악 부분의 가사가 그 한 축이요, 베토벤의 극심한 질병과 빈곤, 절대고독이라는 엄혹한 작곡 환경이 또 하나의 축이다. 

먼저 제1축 4악장 성악 부분의 가사. 독일의 인문학자 겸 시인 실러(J.C.F.von Schiller1759-1805) 의 시 ‘환희에 부치는 노래 Ode an die Freude’를 기본 텍스트로 한 장대한 교향곡이다. 4악장 성악 파트 도입부 레치타티보 형식의 바리톤 독창 ‘우애로 가득 찬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의 가사는 베토벤이 써서 살짝 올린 것이다. 베토벤이 실러의 시 ‘환희’에 시선이 꽂힌 건 16세 소년 시절(1786), 그 시를 찬양할 작곡의 뜻을 세운 건 23세 청년 시절(1793)이었다. 베토벤 전기작가 로맹 롤랑(1866-1944)은 “베토벤은 실러의 ‘환희’를 노래해 그것을 대작의 면류관으로 삼고자 평생 고심하며 망설였다.”고 적었다.(로맹 롤랑, 이휘영역,<베토벤의 생애> 69쪽, 문예출판사, 1972) 

그리고 53세의 베토벤은 드디어 오랜 구상과 고뇌의 산물을 오선지에 그려 넣기 시작했고 (1823. 8), 그 이듬해(1824. 2) 완성했다. 실러의 시 <환희>가 31년 만에 베토벤 <합창교향곡>의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심장으로 거듭 태어난 것이다. 다음은 4악장 성악 부분의 주요 가사 몇 개. ‘너의 부드러운 날개가 퍼덕임을 멈추는 곳에서 모두 형제가 된다’(바리톤과 합창), ‘형제여 그대의 길을 가라 기꺼이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영웅처럼’(테너), ‘사람들은 껴안으라, 온 세상을 위한 입맞춤을. 별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계신다. 창조주를 믿겠는가.’ (합창)  

다음은 제2축. <합창 교향곡> 완성 전 5~6년간 극심한 질병, 빈곤과 절대고독. 베토벤은 평소 대화할 때 필담을 나눠야 할 만큼 나빠진 귓병을 비롯해 폐렴, 신경통, 황달, 결막염, 위장장애 등 갖가지 질병으로 고통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곤궁했다.

재정후원자들의 몰락과 오랜 친구와의 불화, 그리고 조카 카알의 배신 등으로 인한 고립무원의 절대고독으로 한계상황까지 내몰렸다. 베토벤 스스로 ‘나에게는 벗도 없다. 천하에 고독하다.’고 말할 정도로 처절한 형편이었으니(로맹 롤랑, 앞의 책 58쪽) ‘귀가 들리지 않았기에 천재성에 집중할 수 있었다.’(작곡가 오네게르1872-1955) ‘청각장애인이 아니었다면, 그 같은 걸작은 나오지 못했을 것‘(안동림 ’한 장의 명반‘,285쪽, 현암사,1997) 이라는 역설적 운명론까지 설득력을 얻은 게 아닐는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그냥 줄여서 <합창교향곡>, 이 시대 자영 외식업주들의 위기의식과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를 달랠 수 있는 희망가요 응원가로 자신 있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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