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보다는 따스한 격려와 응원을
논쟁보다는 따스한 격려와 응원을
  •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교수
  • 승인 2021.12.13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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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고 격렬한 논쟁? 아니다. 따스한 격려와 적극적 응원이 먼저다.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의 이야기가 아니다. 탈원전이냐 원전 유지냐의 문제도 아니다. 어느 맛 칼럼니스트(어색한 직함이지만 편의상 그냥 따른다) 한 분과 ‘대한양계협회’의 치킨 크기와 맛에 관한 논쟁 이야기다. 

경위인즉슨 이렇다. 널리 알려진 맛 칼럼니스트 한 분이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서 “한국인만이 1.5kg짜리 작은 육계를 먹고 있는데 작은 닭은 큰 닭에 비해 맛이 없고, 작은 육계로 튀긴 치킨도 맛이 없을뿐더러 요컨대 ‘세계에서 가장 작고 맛없고 비싸다”는 비판을 골자로 한 게시물을 올렸다. 그 근거로 그는 농촌진흥청의 ‘육계 경영관리’(2016)를 제시하며 10년간 비판을 이어왔다고 말한다. 한술 더 떠서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지난 8월~9월 해외 주요 17개 도시의 현지 외국인 8500명을 대상으로 한 ‘2021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 K-치킨이 ‘외국인 선호 한식 1위’라는 사실이 보도되자 그게 그렇게도 자랑스럽냐는 비아냥 풍 질책을 마구 쏟아냈다. 

그와 마주 선 ‘대한양계협회’ 측 반박도 만만찮다. 강경 격렬해서 사과 요구는 물론 시한부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우리나라는 삼계탕이나 통닭 등 1마리 개념의 소비문화 때문에 큰 닭을 키워 부분 육을 사용하는 외국과는 식문화가 썩 다르다. 큰 닭을 키워 국내에 보급해보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소비자들이 작은 닭을 선호했기에 작은 닭 위주의 국내 닭고기 산업이 정착됐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작은 닭이 큰 닭보다 맛이 더 좋다는 농촌진흥청의 연구보고서(2012, 한국가금학회지)를 제시했으니 결국 양측 모두 터무니없는 헛주장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2년간 절체절명의 생존 사투를 벌이는 자영업자들의 처절한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에 대한 신속 보상 지원과 함께 격려와 응원의 시급함을 강조하는 시중 여론의 입장에서는 이번 치킨 논쟁이 매우 불편하고 허탈하다. 논쟁 시기와 의제 모두 그 현실적 타당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뜬금없고 생뚱맞은 허접한 논쟁으로 각인되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자영업자들이 지난 1년 6개월간 66조 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매장이 폐업했다는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의 발표가 섬뜩하니 겁준 게 사실이다. 그중에는 상당수 치킨집이 포함됐으리라 추정해도 별 무리가 아닌데 지난 9월 여수시에서 자살한 이가 하필이면 치킨집 업주였던 사실도 그 예다.(이상 최근의 다수 언론매체 보도 참조)  

이처럼 외식 자영업계가 생사기로의 갈림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자영 치킨업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업 주종목인 치킨의 맛과 크기, 그리고 가격에 관한 외부의 야멸찬 논쟁이 야속하고 속 쓰리게 느껴지리라 추정하는 건 그다지 무리가 아니다. 오히려 상식에 가깝다. 애당초 치킨의 크기와 맛, 조리 방법, 가격 따위에 절대기준이 있을 리 없다. 누구든 간섭할 영역도 아니다. 오롯이 소비자 개인의 기호에 따른 선택기준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맛에 관해서는 논쟁하지 말라”는 영국 왕실 성직자 겸 작가인 제레미 테일러(Jeremy Taylor, 1613–1667)의 명언과 로마 속담, 그리고 옛 그리스 철인 플라톤(BC 427~ BC 347)의 명언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이동진 편역, 세계의 명언1집 404-405쪽, 해누리, 2007). “특정 파벌에 속하는 자는 논쟁할 때 문제의 올바른 해답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기주장의 관철에만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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