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 애국가는 있는데 안익태는 없다
보훈의 달, 애국가는 있는데 안익태는 없다
  •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교수
  • 승인 2022.06.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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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경건하고 엄숙했다. 국민적 추념의 진정성이 진하게 묻어났다. 지난 6월 6일 국립 서울현충원, 빗속에서 열린 제67회 보훈의 날 추념식 광경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참석자가 애국가를 전곡 4절까지 합창단과 함께 제창했다. 하지만 정작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선생은(1906~1965, 이하 존칭 생략)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분 존함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에(2009) 대한 시비 논란과 일부 인사들의 거친 표현으로 일관하는 친일낙인과 폄훼 때문이리라. 

 안익태는 일제 강점기 미국에서 작곡과 지휘를 전공하고 영국의 로열 필, 헝가리 부다페스트 S.O(Symphony Orchestra), 독일 베를린 필,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S.O, 프랑스 파리 (Orchestr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O, 일본의 NHK S.O, 필라델피아 S.O 등 세계적 악단에서 상임 또는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다.

그리고 아일랜드 더블린(아일랜드 국립 S.O, 1938) 와 영국 런던(1942)에서 자작의 <한국환상곡>을 지휘했다. 그의 주요 자작곡으로는 <애국가> 와 <한국환상곡>, <강천성악降天聲樂>, 교향시<논개>, 합창음악 <아리랑고개>, 오페라 <심청> 아리아 등이 있다. 

 그는 위에서 보듯 일제의 강점기간 중 난민처럼 외국을 떠돌며 작곡과 지휘 등 음악 활동을 펼쳤는데 무슨 수로 적극적 친일활동이 가능했겠는가?

하지만 최근 퇴임한 어느 광복운동 단체장은 제75주년 광복절 축사(2020)를 통해 “안익태 친일·관련 독일 정부 자료에는 만주국 10주년 축하 연주회의 지휘 영상이 있다‘며 그를 친일 민족반역자로 야멸차게 내몰았다. 

 이에 맞서 안익태의 친조카 안경용(데이비드 안) 씨 등 유족도 그를 사자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으나(’20. 12) 지검의 불기소처분(‘21.9)-고검의 항고 기각(2022. 1)을 거쳐 유족이 낸 재정신청은 자료 부족을 근거로 한 고법 기각으로(2022. 4. 15) 일단 정리될 듯 보인다.(중앙일보 2022. 4. 19) 

하지만 고소 당시 기자들에게 밝힌 안경용씨의 반론에 필자는 상당 부분 공감하고 싶다. 그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했으니 친일 민족반역자라는 게 해당 단체장의 논리라면 (안익태가) 1938년과 1942년 아일랜드와 영국 런던에서 <한국환상곡>을 지휘했으니 독립운동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익태의 일본식 이름 (에키타이안·益泰安)에 대해서도 “큰아버지는 창씨개명을 거부했다”며 “‘에키타이안' 이란 본명을 그대로 둔 채 서양식으로 성씨만 뒤로 보낸 것이므로 일본 사람들에게 ‘에키타이안’이 일본식 이름’이라 말하면 쓴웃음을 살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 안 씨들은 창씨개명시 ‘야스모토(安本)’, ‘야스다(安田)’ 또는 ‘안도(安藤)’ 등 완전 일본식으로 바꿨다고 한다.(뉴시스 2020. 12. 5) 

그분의 과거 행적에 친일적, 친나치 적 허물이 상당하다 해도 <애국가>와 <한국환상곡>의 작곡/ 직접지휘 연주를 통하여 우리 민족을 세계만방에 알린 공적까지 지워버릴 만큼 중대하냐는 의문은 지울 수 없다. 더 이상의 논란을 삼가는 게 최소한의 예의다. 아니 그래야 옳다. 

 끝으로 과거 나치 협력자에 대한 제재 과정에서 읽히는 독일/오스트리아의 냉정하되 지혜로운 해법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고자 한다.

당시 친나치 혐의를 받던 지휘자 W. 푸르트벵글러와 <올림픽 찬가>(1936) 작곡을 비롯 친나치 활동이 현저했던 작곡가 R. 슈트라우스에게는 무죄판정, 불멸의 지휘 카리스마 H.V 카라얀은 단순 공직 해임으로 종결됐거니와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세계 음악사에 기록될 위대한 글로벌 스타 마에스트로의 길을 터준 셈이다.  필자의 애국가 관련 과거 칼럼도 참고 바란다.(‘낮은 애국가 관심’ 식외경 2017.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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