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준비되지 않은 졸속 정책”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준비되지 않은 졸속 정책”
  • 김희돈 기자
  • 승인 2023.01.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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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
지난 5일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주최로 열린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에서 환경부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정책을 펴 왔다며 호된 질타를 받았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환경부에 쏠린 눈' 지난 5일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의 주최로 열린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에서 환경부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정책을 펴 왔다며 호된 질타를 받았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환경부는 반성하세요.”

환경부(장관 한화진)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에서 카페 점주들과 환경단체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들은 환경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미흡한 소통,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 배제 등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정책을 펴 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주최로 열린 간담회는 세종시와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일회용품 보증금 제도의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일회용 보증금 제도는 자원재활용법에 의거, 커피 전문점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종이·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소비자가 자원순환 보증금(300원)을 업주에게 지불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업주가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해 6월 10일, 전면 시행이 예정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맹점과 소상공인의 회복 기간 부여 등을 위해 6개월 간 유예된 바 있다. 이후 환경부는 기존의 전면시행에서 지역 한정으로 정책을 바꿔 작년 12월 2일부터 세종시와 제주도에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보증금제를 시행해 왔다.

첫 발제자로 나선 환경부 일회용품 대책팀의 김남희 팀장은 사업 추진 과정 설명 후 한 달여 간의 시범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팀장은 1개월간 516개 가맹점에서 약 10만 개의 일회용컵이 반환됐다”며 “보증금 반환도 증가 추세로 제도 시행 2주에 비해 5주차 반환금액이 61%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장 외 반납처에서의 참여율도 첫 주 3%에서 3주차에는 15%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회용컵 반환이 쉽도록 공공 장소에서의 회수처를 늘리고 구매처가 아닌 가맹점에서의 교차반납도 수월하도록 참여 가맹점을 더욱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에 저가 브랜드 가맹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며 “가맹점과 소비자들의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참여 혜택과 홍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세종시·제주도 시범 운영 한 달컵 회수율 하루 10개 꼴
카페 점주와 환경단체 관계자들, ‘실패한 정책’ 혹평

 

이어 카페 소상공인들과 환경단체 등 현장 관계자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전면 시행으로 진행되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환경부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으로 세종시와 제주도에서 한정적으로 시행돼 두 지역의 가맹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로부터 일회용컵 전용 라벨을 구입해 컵에 부착하는 것에서 고객에게 받은 보증금 300원을 돌려주고 회수된 컵을 씻어 보관하는 데까지, 가맹점주들의 입장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금전적인 부담은 물론 업무까지 더한, 형평성에 어긋난 정책이라는 평가였다. 

이금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손님에게 컵 반납 시 매장에 가져오되 라벨이 손상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면 불쾌하게 여기고 차별적인 대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고 말했다.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이금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손님에게 컵 반납 시 매장에 가져오되 라벨이 손상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면 불쾌하게 여기고 차별적인 대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고 말했다.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제주도의 경우 보증금 제도 시행 후 매출액이 3~40% 감소한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범 운영에 참여 중인 점주들은 가맹점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라며 환경부를 비난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일회용컵의 회수다. 손님에게 컵 반납 시 매장에 가져오되 라벨이 손상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면 불쾌하게 여기고 차별적인 대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금순 사무국장의 말이다.

녹색연합 허승은 팀장도 환경부가 전국시행을 유예하고 축소한 것이 보증금 제도의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이는 환경부의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졸속 행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환경부는 촘촘한 정책 수립으로 전면 시행을 진행하든지, 시범 지역 가맹점을 위해 한층 강화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환경부는 촘촘한 정책 수립으로 전면 시행을 진행하든지, 시범 지역 가맹점을 위해 한층 강화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고장수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카페 사장들은 보증금제의 전면 시행을 환경부에 줄기차게 요청했던 것‘이라며 “환경부는 촘촘한 정책 수립으로 전면 시행을 진행하든지, 시범 지역 가맹점을 위해 한층 강화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운영 방안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증제가 시행되자 발제자들은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도에서 배제된 것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컵가디언스로 활동 중인 장하나 전 국회의원은 보증금 제도의 책임을 가맹점주가 아닌, 가맹점 본사에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행착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정책에 가맹점만 밀어 넣은 형국은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의 안착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은 보증금 제도의 시행 주체이기는 하지만 영세 사업자에 불과하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본사 역시 제도 안착을 위해 자사 점주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주최로 지난 5일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 담회는 세종시와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일회용품 보증금 제도의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주최로 지난 5일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 담회는 세종시와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일회용품 보증금 제도의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환경부의 수시로 바뀌는 정책과 원활하지 않은 소통에도 질타의 소리가 높았다. 가맹점에서 상품 결제 시 보증금과 함께 처리됨으로써 생기는 세금 문제에 대한 어려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환경부 김 팀장이 “작년 12월 2일, 상품 결제시 소득과 보증금이 분리돼 처리되도록 국세청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말해 정부 당국과 사업 현장 간 소통에 문제가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참석한 한 카페 점주는 “환경부에서 지침이 내려올 때마다 너무 자주 바뀌어 숙지하기 힘들다”며 “이런 결제 방식과 같은 실제적인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날 환경부는 “실시간으로 여러 루트를 통해 소통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원활치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점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회용품 보증금 제도는 2025년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환경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인프라 확충과 발 빠른 시행 방침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의 주최로 열린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지난 5일 우원식·민병덕·이동주 의원의 주최로 열린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에 관한 국회 간담회’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희돈 기자 dd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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