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에 해외인력 늘려 한류열풍 전위대로 양성하자
외식에 해외인력 늘려 한류열풍 전위대로 양성하자
  •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 승인 2023.06.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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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말에 시내에 있는 한 단골 식당을 모처럼 찾아갔다. 뜻밖에도 문을 닫았다. 맛집이라며 친구들까지 데려갔는데 아쉬움이 컸다. 오피스 상권이어서 주중에만 영업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얼마 뒤 다시 찾아갔더니 사정은 달랐다. 주방 일손이 부족해서 주말과 휴일에 문을 닫는다는 것. 오랫동안 일했던 조선족 출신 종업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출국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가족 손까지 빌렸다. 그러나 특별수당을 줘도 휴일에 일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해부터 휴일 영업을 접었는데 이대로 가면 주중 영업시간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외식업계의 인력 부족이 임계점에 달했다. 사실상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서 식당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외식 경기가 오랜만에 살아나고 있지만 극심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이 맞물려 외식업 종사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숙박. 음식점 업계 인력 부족율은 5.3%에 달했다. 전체 평균(3.4%)의 거의 2배다. 2021년 상반기에는 2만7000여 명의 인력이 부족했는데 2022년 상반기에는 7만4000여 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사이 주방 또는 홀을 보조하던 종업원이 무려 5만여 명이나 빠져나갔다. 빠진 인력을 키오스크, 서빙로봇으로 대체하지만 사람 손이 가는 외식업 특성상 한계가 있다. 실제로 서빙로봇을 쓰고 있는 업주들의 말을 들어보면 위험한 화기에서 튀기거나 음식을 계속 들고 나르는 종업원들의 업무 강도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인력감축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더욱이 소형식당에서는 아예 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인력 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젊은층들이 식당일을 외면하고 있고 주방에서 일하는 종사자 대부분이 50~60대 중장년층들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더 많은 식당이 장사할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심화될 것이다. 농식품부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해외인력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덕분에 올해 들어 한식, 외국식 등 일부 외식업종에서만 허용됐던 특례 고용허가제(H-2) 비자가 음식업 전체로 확대됐다. 또 조선족 동포 등 재외동포(F-4)들을 홀 서빙 등 단순 노무로만 제한하던 것이 해제됐다. 그러나 H-2 비자 소지자는 중국 조선족 동포와 구 소련 지역 6개 국가에서 온 고려인으로 한정됐고 사실상 그동안도 편법적으로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다. 법무부, 노동부 등 정부 관계자들의 외식업에 대한 시각이 변화해야 한다. 연간 11만여 명에 달하는 일반 외국인 고용허가제(E-9)도 외식업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뜨거운 한류(韓流) 열풍으로 최근 ‘K-푸드’ 바람이 미국, 동남아를 넘어 유럽, 중남미까지 번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한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한글 간판을 단 한식당이 주방 조리사는 물론 주인까지 현지인이란 사실에 깜짝 놀랐다는 얘기가 최근 적지 않게 들려온다. 고향으로 돌아간 해외근로자 출신들이 한국에서 먹던 떡볶이, 김밥 등을 팔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 전통, 역사가 함께 버무려진 총집합체다. 햄버거, 피자, 초밥이 미국과 이태리, 일본 문화를 상징하듯이 떡볶이, 비빔밥이 한국 문화를 대표할 것이다. ‘K-팝’에서 시작된 글로벌 한류 열풍이 지속될 수 있도록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K-푸드’는 그 대안이 될 충분한 가능성을 이미 갖추고 있다. TV나 유튜브에는 한국의 먹거리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을 방송하는 프로그램과 동영상이 넘쳐나고 있다. 외식분야의 해외인력 확대가 ‘K-컬쳐’를 더욱 확대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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