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대화가 필요해
[오피니언]대화가 필요해
  •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전주대 LINC3.0사업 부단장
  • 승인 2023.08.18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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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왜 그러는데 뭐가 못마땅한데, 할 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봐… 사소한 오해 맘에 없는 말들로 서로 힘들게 해, 대화가 필요해” 한때 유행한 노래의 노랫말이다. 

대화라는 것은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으로서 언어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대화는 원만한 인간관계의 형성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공손해야 하는 공손성의 원리, 적절하게 순서를 교대해 가면서 말을 주고받아야 하는 교대의 원리, 그리고 대화의 목적이나 요구에 맞도록 모호하지 않은 진실하게 말해야하는 협력의 원리를 갖춰야 한다.

최근 사회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축약한 단어로 ‘단절의 시대’라는 말이 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서로 간의 대화가 급격히 줄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보내면서 대화의 단절이 더욱 심각한 지경에 도달했다.

메신저, SNS를 통한 소통, 온라인 강의나 회의의 확대, 그리고 모임의 감소 등으로 서로가 대면하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화 단절의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이런 대화의 단절은 사람들을 대하는 어려움으로 인한 사회부적응, 공동체 생활 속 존재감 부재에 따른 자기 부정, 대화 부족에 따른 무관심 속 소외 등으로 ‘묻지마 범죄’라고 불리는 사회적 이슈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에서는 대화가 아닌 일방적 전달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요즘 초·중·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부모 갑질 문제는 대화와 이해로 풀어야 할 선생님과 학부모 간 일들을 서로 자기중심적 생각만 갖고 일방적으로 요구한 탓에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즉 일방적인 요구를 소통으로 착각하고 대화의 원리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대화의 단절이 단편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정치권의 대화 단절이다.

대선 정국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대화 없는 공방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좌우 정치적 공방만 있고 소통과 대화가 일절 없는 상태다. 특히 이러한 정치권의 공방은 국민에게도 그대로 투영돼 갈라진 국민들 사이에도 상대방의 이야기는 안중에도 없고 두 편으로 갈라져 같은 편의 주장만 하는 극도의 대립상태를 보인다.

1980년대 학생운동 시절에도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극우, 극좌파, 공산전체주의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손쉽게 사용되고 있으며 서로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골을 깊게 파고 있는 현실에 처해있다. 또한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생각에 타협과 조율이라는 정치의 기본자세는 사라지고 있다.

정치의 대립은 사회 계층 간의 대립과 국민의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정부와 노동자, 노동자와 사용자, 검찰과 경찰, 부유층과 저소득층, 비장애인과 장애인, 학부모와 교사, 학생과 교사,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모든 상호 그룹 간의 대립으로 그 끝을 알 수 없는 긴 터널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나 때는…’ 이라는 말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전의 정치에서는 대화가 있었고 설득이 있었으며, 타협과 조율이 있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와 공통점을 찾고 다른 점을 맞춰가는 대화의 원리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대화와 조율은 사회의 분위기였던것 같다. 책에서 그리고 과거의 수업에서 사회의 분위기는 지도층, 리더층에서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만 만들어진다고 보고 들었던 것 같다. 결국 지금의 대화 단절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정치 지도층, 사회 지도층이 대화의 의지가 없이 편 가르기에 나서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들은 정치, 경제, 사회, 그 어느 하나도 안정된 것이 없고 각자가 알아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 불안감만 커가는 시대라고 느끼고 있다. 하루빨리 국민을 통합하고 서로를 이해해서 다양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지금은 정치 지도자들이 네 편 내 편이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도 존중, 공손, 교대, 협력의 원리에 바탕을 둔 대화가 필요한 시기임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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